좋은 기회가 와 제주웹컨퍼런스에서 UX를 주제로 내 생각을 말할 기회가 생겼다. 무경력자에게 찾아올 수 없는 기회였는데도 정말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제주 웹컨퍼런스는 6월 2일부터 사흘 간 진행됐고, 카카오 본사가 위치한 제주첨단단지 근처에 위치한 세미양빌딩에서 진행됐다. 세미양빌딩은 제주 소재의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입주해있었고, 위니브 이호준 대표님의 안내로 내부 시설을 간단히 견학해볼 기회도 있었다. 굉장히 큰 규모와 시설이었고, 제주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도 간략히 들을 수 있었다.
이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굉장히 아쉬운 점은 시설 사진을 하나도 찍지 않고 왔다는 것이다. 시설들을 구경하느라 촬영할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나는 2일차 16시에 '경험을 덜어낼 때, 경험은 개선된다'는 제목의 UX 섹션의 연사를 맡았다.
질의응답을 포함해 약 30분 정도 시간으로 진행했고, 질의응답 과정에선 진땀을 뺄 날카로운 현업자분들의 질문이 있었다. 마치 면접 질문을 받는 기분도 들었다 ^^;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할애하여 준비한 발표였다. 적어도 내 발표가 다른 사람의 귀한 시간을 뺏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많다. 너무 긴장했고 말도 빨랐고, 할 말을 준비해갔지만 준비한 말을 모두 하지 못해 설명이 부족했던 건 아니었나 생각도 들었다.
커피챗
섹션이 끝나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부끄러움을 무릎쓰고, 나에게 질문을 던진 몇 분을 찾아가 내 발표에 대한 의견을 묻고 간단한 커피챗 시간도 가졌다. 한 분은 퍼블리셔였고, 한 분은 프론트엔드 개발자셨다.
퍼블리셔분은 실제로 현업에서의 고민들이 담긴 발표여서 보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하셨다. 이 분이 던진 질문 중에 하나가 alert으로 경고창을 던지는 것과 웹 안에서 경고창을 구현하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낫냐는 것이 있었다. 전부터 나는 디자이너와 기획자의 의도대로 꾸밀 수 있다는 점에서 alert으로 경고창을 던지는 것을 비선호하긴 했다. 다만 이 부분에서 웹 접근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까지 덧붙이진 않았는데, 질문주신 퍼블리셔분께선 현업에서 접근성 문제로 경고창을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 지에 대한 고민이 늘 있으셨다고 했다. 하지만 그때도 내 대답은, alert보단 웹 안에서 구현하는 것이 낫다였다.
다른 분은 프론트엔드 개발자셨는데 흥미롭게 잘 들었다고 이야기 해주셨다. 내가 어떤 이유에서 UX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는 지에 대해서도 물어봐주셨고,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커피챗이 되었다. 가장 많은 질문을 던져주신 분이었는데, 커피챗에서도 발표에서 소개했던 두 가지 제안에 대한 꼬리 질문이 있었고 프론트엔드 개발업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공유할 수 있었다.
후련함
사실 이번 컨퍼런스는 나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준 계기가 되었다.
비전공자이다보니 주변에 개발 이야기를 편하게 할 사람도 없었고, 최근 취업 준비를 하면서 답답한 마음도 있어왔다. 그런데 이번 컨퍼런스에 참석해 개발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보고, 같이 멋쟁이사자처럼 프론트엔드 스쿨을 함께한 동료들과 만나 수다를 떨다보니 조금은 후련한 기분이 들었다.
0년차 개발자에게 이런 기회가 있을까 싶어, 덥썩 잡았던 컨퍼런스였는데 나에겐 좋은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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